Writing-Sandbox

영어와 프로그래밍 1:1 교환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왔길래, 적어 봅니다.

https://www.facebook.com/groups/engfordev/permalink/899796750072151/

실은 저도 영어와 프로그래밍을 1:1 교환하고 있거든요. 이 내용에 대해서 프로그래밍을 가르쳐주시는 이호성님이 '보완하는 관계'라는 글을 적으셨고, 저도 이 글을 읽고 든 생각을 페북에다 끄적거려 보았어요.

이호성님과 제가 1주일에 한 번 2시간 동안 만나서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 지 정리해두면, 이렇게 영어와 프로그래밍을 맞교환 하려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지 않을까 해서 적어 봅니다. 

각자의 상황

나솔의 상황:

  •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싶었지만, 배우다가 포기하고 배우다가 포기하기를 반복.
  • 개념들을 조금 익혀가는 것 같은데, 실제 프로그램 만드는 것으로 연결시키기가 너무 어려워 좌절을 반복.
  • 결국 하고 싶은 것은 간단한 웹앱을 직접 만들 수 있게 되는 것. 그래서 영어공부에 대한 아이디어를 간단하게 구현도 해보고, 실제로 사람들한테 테스트하고 피드백도 받는 것. 
  • 이런 웹앱 만드는 것을 개발자 영어에서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같이 진행하는 것. 그리고 그 웹앱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는 것. 그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제대로 피드백을 줄 수 있도록. 
  • 이런 것을 하려면 장고 같은 웹프레임워크를 사용해서 웹앱을 만들 줄 알면 될 것 같은데.. 장고 튜토리얼을 보고 따라도 해보고 했지만 중간에 막혀서 다음으로 못 넘어가면 포기. 
  • 튜토리얼을 보고 따라해도, 그 부분만 겨우 따라서 쓸 뿐, 이해되는 느낌이 안 들어서, 내가 간단한 것을 생각해서 만들어보는 것은 엄두도 안남. 

호성님의 상황:

  • 영어 실력을 향상하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음. 
  • 웬만한 리딩과 간단한 라이팅은 어느 정도 되는데, 사람과 얼굴을 마주하고 영어로 말하는 것은 부담스러움. 
  • 라이팅의 경우, 간단한 구조를 넘어서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쓰고 싶은데,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고민 중.
  • 내가 영어 라이팅 공부를 할 수 있는 간단한 웹앱을 만들어봐도 좋을 듯. 

진행 방식

호성님과는 How to read a book이라는 활동을 통해서 서로 조금 알게 되고, 신뢰를 쌓은 상태였어요. 이 상태에서 Writing Sandbox라는 것을 만들어서 개발자 영어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진행하자고 서로 의견을 맞추었고, 개발환경과 프로토타입은 호성님이 만들었어요. 처음에는 제가 이 웹앱을 만드는 과정에 본격 참여한다고 생각은 못했었고요. 그런데,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이야기하게 되었어요. 

"서로 프로그래밍과 영어를 가르쳐 주면 어떨까요?"

어떻게 진행할지 방식을 정했죠. 각자의 상황을 고려해서, 다음과 같이 하기로 했습니다.

  • 1주일에 1회 2시간 정도 만난다.
  • 나솔은 호성님이 제안하시는 책이나 튜토리얼을 공부해간다. 또는 호성님이 숙제내주시는 것을 구현해간다. 완벽하게 하지 못하더라도, 하는 데 까지 한다. 만났을 때, '여기서 막혔어요 ㅜㅜ' 라고 하면, 호성님은 이에 대한 이유와 해결방법 등을 설명해주시는데, 좋은 이야깃 거리가 된다.  
  • 만나는 두시간 동안, 30분-1시간 정도는 가벼운 근황에 대해서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영어로 나눈다. 
  • 나머지 한시간 정도는 라이팅 샌드박스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영어로 이야기 나누거나 구현을 진행한다. 구현할 것이 여럿 비슷한 것이 있으면, 한 개 정도는 호성님이 그 구현과정을 영어로 설명해주면서 구현과정을 보여주고, 나머지를 구현하는 것은 나솔에게 숙제로 준다. 
  • 영어로 이야기하는 중간중간에 주요한 실수가 보이면 나솔은 그 부분을 언급하고 이렇게 쓰라고 설명해 준다 (너무 자주 끊지는 않고). 또는 어느 정도 이야기가 끝나면 그런 이야기를 해준다.  
  • 호성님은 이야기 나눈 것을 녹음하고 나중에 들으심.

현재까지의 만족도

호성님과 저의 만족도는 높은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는, 예전같으면 분명 포기했을 것만 같은 상황들이 많았는데요, 편하게 물어볼 분이 있다는 점, 구체적인 상황을 속속들이 알고 계신 상태니, 한마디만 딱 물어봐도 바로 해결이 된다는 점, 이야기로 해결이 안되면, 만났을 때 바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 이런 것들이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호성님의 경우에는, 최근에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우와! 제가 30분 동안 영어로 이야기 나눴어요!" 아참, 이런 점도 좋은 것 같아요. '실제' 이야기를 영어로 표현할 기회를 계속 갖는다는 것. 말할 것을 따로 준비하고 이런 것이 아니라, 실제 자신의 지식을 설명하는 기회, 자신의 일상에 대해서 지속성 있게 이야기하는 기회를 갖는다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시사점

이런 상황은 사람마다 다 다르니까 일반화하기는 어렵겠죠. 다만 그나마 공통적인 시사점을 이끌어내본다면, 

서로가 원하는 것의 범위를 좁히기

영어와 프로그래밍 자체는 조금 광범위하니까, 조금 좁혀 봐도 좋을 것 같아요.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싶은 경우, (실제 교환을 누구랑할지 딱 정하기 전에, 프로그래머분들하고 이야기를 나눠봐도 좋을 것 같아요) 대략 만들고 싶은 것이 (정확하지 않더라도) 어떤 성격의 것인지, 그런 성격의 것을 만들 수 있으려면 어떤 것을 배워야 하는지 조금 한정하면 좋을 것 같아요. 웹앱을 만들고 싶다, 아니면 게임을 만들고 싶다, 모바일앱을 만들고 싶다 등등. 프로그래머도 전문분야가 다양하니까 웬만하면 자기 전문분야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하면 부담없이 콜~! 할 수 있지 않을지 싶어요.

영어를 배우고 싶은 경우, 어떤 것을 '우선순위를 두고' 연습하고 싶은지, 어떤 류의 도움을 받고 싶은지, 어떤 방식으로 공부를 하고 싶은지, 미리 생각해두면 좋을 것 같아요. 리딩 실력을 높이고 싶은지, 스피킹 실력을 높이고 싶은지, 라이팅을 좀 연습하고 싶은지 등등. 그게 정해지면, 그것을 맞교환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할지 같이 정할 수 있겠죠. 라이팅 연습을 하고 싶다면, 만날 때 글을 좀 써가기. 어떤 것을 써갈지는 만났을 때 같이 정할 수도 있겠고요. 

작은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기

어떤 작은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는 것은, 지속성을 갖게 하는데 좋은 것 같아요. 그게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어떤 글을 쓰거나, 여러 가지가 될 수 있겠죠. 서로에게 부담이 안되면서도, 즐거울 정도의 프로젝트를 같이 구상해 가고 실제 진행해가는 과정에서 영어를 사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마무리

Have fun!

댓글

댓글 본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