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의 프로그래밍 언어 어셈블리

assembly, 8086, x86

여러번 반복하기

혹시 여기까지 읽고계신 분들이 계시다면 재미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혹시 재미가 있으시다면 잠깐 한번 C 코드나 자바 코드를 생각해보세요. 아무 코드나 한번 보셔도 좋습니다. 변수를 만들거나 함수를 호출하거나 루프를 만들거나 하는 일들이 어떻게 보이시나요? 왠지 그 속에 있는 어셈블리 코드가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으시나요?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어셈블리를 조금만 공부해보시면 언어에 상관없이 더 좋은 코드를 만드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좋다는건 사람에게 좋은 읽기 좋은 코드가 아니라 기계에게 좋은 빠른 코드를 말합니다. 읽기 좋은 코드는 그 언어를 잘 알아야 만들 수 있는것 같습니다. 어려운 문제이지요. 빠른 코드는 보다 명확합니다. 어셈블리 코드로 길이가 짧으면 빠릅니다. 루프가 적으면 빠르지요. 루프의 횟수는 내가 정하는게 아니라 필요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므로 내가 잘 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결국 코드가 어떻게 어셈블될지 안다는게 좀더 짧은 어셈블리 코드로 컴파일되는 코드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고 프로그램의 성능을 높일 수 있게 됩니다. 재미로 호기심으로 시작한 어셈블리 프로그래밍이지만 한가지 효과는 얻었네요.

한가지 어셈블리와 전혀 상관없는 언어가 있습니다. 어셈블리를 아무리 잘해도 더 좋은 코드를 만들 수 없고 컴퓨터 구조와도 아무 상관없는 언어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LISP계역의 언어가 있습니다. HTML도 그렇지요. 특히 LISP 언어는 컴퓨터 자체에 대한 지식보다는 컴퓨터 과학적인 알고리즘이나 논리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잘 할 수 있는 언어입니다. 어셈블리와는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잡소리는 그만하고 반복을 어떻게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반복을 위해서 loop라는 명령어가 있습니다. 사실 점프와 다를게 없습니다. 비교하고 반복하는 것입니다. 단지 cmp, jmp 명령을 하나로 만든 명령입니다. 반복이라는 것은 몇번 반복하겠다는 조건이 깔려있는 것입니다. 이 몇번을 확인해주는 기능이 들어있는게 loop 명령입니다. cmp 를 생략해도 된다는 것입니다. cx 레지스터에 반복할 횟수를 저장해놓으면 자동으로 cx 레지스터의 값을 1씩 줄이다가 0이 되면 루프가 끝나는 것입니다.

 
include "emu8086.inc"
 
org    100h
 
mov al, 0
mov bl, 10
 
x_loop:
cmp    al, bl
je     equal
putc 'x'
inc al
jmp x_loop
 
equal:
mov cx, 10
y_loop:
putc   'y'
loop y_loop
 
ret
 
루프를 2가지 방식으로 만들어봤습니다. cmp와 jmp를 이용하는 방식과 loop를 이용하는 방식의 차이를 보면 왜 loop라는 명령을 따로 만들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cmp와 jmp를 가지고도 할 수 있는 일을 왜 따로 명령을 만들었을 까요? 2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프로그램의 길이입니다. loop를 쓰면 프로그램의 길이가 줄어듭니다. 프로그램이 짧다는 것은 빠르다는 것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을 저장할 저장소 즉 디스크나 메모리의 사용이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지금이야 프로그램을 짧게 만다는게 특수한 분야에서만 신경쓰는 일이되었지만 현업에서 어셈블리로 프로그래밍하던 까마득한 옛날에는 메모리가 엄청난 돈이었습니다. 8086에 얼마의 메모리를 달 수 있다고 말씀드렸나요? 1MB입니다. 컴퓨터의 메모리가 1MB가 한계이고 실제로 1MB의 메모리를 달려면 수백만원을 써야하던 시절입니다. 도스 시절까지만 해도 몇백 바이트의 메모리가 없어서 프로그램이 실행되지 못하는게 부지기수였습니다. 따라서 프로그램이 짧다는게 얼마나 중요한 기술이었을지 알 수 있습니다. 그때는 플로피디스크를 쓰던 시대였으므로 프로그램이 크면 디스크를 읽는 시간도 길어지므로 실행이 된다해도 더 오래 기다려야한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아마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으시겠지만 디스크를 더 오래 읽는 다는 것은 디스크의 수명이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플로피디스크라는 것이 얼마나 말도 안되게 보관도 어렵고 수명이 짧았는지 상상도 못하실 겁니다. 까마득한 옛날에는 프로그램이 짧은게 좋았다는 것입니다.
두번째 이유는 레지스터의 사용을 줄이는 것입니다. cmp와 jmp를 쓰려면 몇번 실행했는지를 저장하는 레지스터와 몇번까지 실행해야할지를 저장하는 레지스터 2개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loop를 쓰면 cx 레지스터 하나만 쓰면 됩니다. 하나 차이가 얼마나 하길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겁니다. 하지만 8086에 몇개의 레지스터가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막 쓸 수 있는 레지스터는 ax, bx, cx, dx, si, di 정도이므로 6개입니다.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레지스터가 6개인데 그중에 하나라면 얼마나 중요할까요. 그때나 지금이나 메모리 속도와 레지스터 속도는 수백만배 차이가 납니다. 지금도 최대한 많은 레지스터를 사용해서 메모리에 접근하지 않는게 컴파일러의 중요한 기술중에 하나입니다. 조금이라도 더 레지스터를 늘리기 위해서 인텔과 ARM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지 모릅니다. 레지스터의 사용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나는 말이지요. 레지스터 접근이 빠르므로 성능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성능성능 지겹게 성능 이야기를 하고있습니다. 그만큼 8086의 시절에는 컴퓨터가 느렸고 조금이라도 성능을 쥐어짜기위해 가독성이니 개발 환경이니 하는 사람중심적인 고민은 사치로 생각하던 시절입니다.(주1)

주1. 그런데 재밌는건 맨먼스 미신이나 프로그래밍 심리학같은 진짜 개발자 중심적인 생각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책들이 이런 시절에 쓰여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웃기는건 예나 지금이나 제품 개발에서 사람은 자원으로만 생각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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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ㅋㅋ
    1mb......
    컴퓨터가아니라걍컬큘레이터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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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rug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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