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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전세난 해법 안 보이는 전세대책

정부가 어제 서민주거 안정 대책을 새로 내놨다. 이사철을 맞아 전세 물량 품귀 현상에다 전세가격이 이상 급등세를 보이자 서둘러 마련한 대책이다. 저소득층을 위한 월세 대출을 처음 도입하고 보증금 대출 금리를 낮추는 게 주된 골자다. 정부 관계자는 “전세에서 보증부 월세 전환은 자연스러운 시장구조 변화”라며 “인위적인 개입은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의 월세 전환을 용인하고 이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서민들의 주거 부담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이번 대책은 전세에서 밀려난 월세 세입자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취업 준비생에게 2년 치 월세(최대 720만원)를 대출해주기로 한 것은 그간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월세 세입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연간 수혜자가 7000명에 그쳐 실효성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은 있다. 현재 2%로 빌려주는 보증부 월세의 보증금 대출 금리를 액수에 따라 1~2%로 차등해서 깎아주는 것도 저소득층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빚을 싸게 얻어줄 테니 오른 월세를 부담하라고 한들 세입자 부담이 줄지 않는다는 게 정부 대책의 한계다.

말이 전세대책이지 전세난 해법은 눈 씻고 봐도 찾기 어려울 정도다. 토지주택공사가 집을 사거나 빌려 세놓는 매입임대 물량을 올해 3000가구 늘리겠다는 게 유일한 공급 확대 방안이다. 그나마 매입임대는 다가구·다세대에 한정돼 있어 아파트 수요가 많은 전세난 해소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뜩이나 전세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월세 전환을 용인하겠다는 것은 전세 품귀를 부추길 수 있다. 전세 공급을 확대해도 모자랄 판에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꼴이다. 전셋집이 없어 발만 구르고 있는 세입자들에게 월세를 싸게 빌려주겠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서울의 전세가율이 70%를 웃돌며 16년 만에 최고치다. 물량이 자취를 감추면서 부르는 게 값일 정도다. 내년에는 서울에서만 5만8000가구의 재건축·재개발 이주 수요가 몰려 있어 당분간 해결될 기미도 없다. 빚 얻어 집 사면 전세난이 해소될 것이라고 큰소리쳤지만 풀리기는커녕 악화일로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전세대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5%에 불과한 공공임대 물량을 대폭 늘려 공급난을 해소해야 한다.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한 전·월세 상한제도 대안의 하나다. 빚잔치로 전세난을 풀겠다는 발상이 계속되는 한 서민들의 고통만 가중될 뿐이다.

[출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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