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카드를 쓸 찬스가 생겼습니다.
오늘 미용실에 갈 일이 있었는데 지갑에 현금이 있는지 확인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지갑에 꽂혀 있는 스마일카드를 발견했습니다. 스마일카드에 대해서는 다음 글을 참고하세요.
[이타인클럽 활동] #3 스마일카드
스마일카드는 일종의 "Pay it Forward" 운동입니다. 즉, 다음 사람의 비용을 대신 지불해 주어, 선행이 계속 퍼져나가게끔 하는 운동입니다.
지갑에서 이 녀석을 보고, 쓸 곳을 못 찾아 한참 묵혀 놨었는데..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너무 기쁜 나머지 소녀처럼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게 되더군요.
제가 다니는 미용실은 거의 남자만 가고, 정액제입니다(8천원. 블루클럽 아님). 그렇다면 아주 편하게 다음 사람의 머리 비용을 대신 지불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멋지지 않습니까? 이거야 말로 고민할 거 없이 이렇게 얘기하면 됩니다.
"다름 사람 비용 대신 내주시고, 이 카드를 주세요~"
이런 생각에 들뜬 마음으로 미용실로 향했습니다. 오늘은 화요일인데 마침 미용실이 열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없어서 작전 실행하기에 최적입니다.
머리를 깎는데 한 남자가 들어옵니다. 너무나 빨리 들어왔습니다. 아차 이걸 생각 못했습니다. 뒷 사람이 제가 카드를 주고 가는 걸 알게 되는 상황입니다. 이건 생각하지 못했는데.. 뭐 그냥 하는거죠.
머리를 얼른 깎고, 계산을 하면서 아주머니에게 조용하게 말했습니다.
저, 다음 사람 꺼 까지 낼께요. 그리고 다음 사람에게 이 카드를 전해주세요.
그랬더니 아주머니 당황하십니다.
다음에 또 올테니 미리 낸다구요?
그래서 얘기합니다.
아니 다음 사람거를 제가 대신 내는 거예요. 대신 이 카드를 주세요.
아주머니 아직도 당황해 하십니다.
다음 사람 누구?
그래서 또 얘기합니다.
(소근거리며) 지금 앉아 있는 저 사람이요
아주머니는 그제서야 알았다는 듯이 말씀하셔서 저는 가게를 나가는데, 아주머니가 왠지 카드를 어딘가 서랍 속에 넣으시는거 같았습니다. 아니겠죠?
그저 머리 깎는 하루에서 왠지 뜻깊은 하루가 된 거 같습니다. 스마일카드를 제대로 사용한 거 같아서요. 특히나 그 머리 깎는 사람은 얼핏 들으니 군인이라고 하나 뭐라고 했습니다. 머리가 짧지 않는 걸로 봐서 군대 간다는 얘기였나 그랬나 봅니다.
어쨌든, 스마일카드가 어디까지 돌까요? 그 청년도 그 카드를 누군에게 전해줄까요? Pay it Forward 할까요?
저는 예전에 Pay it Forward를 넘어 Help it Forward 운동을 제안하고 고민을 했었습니다.
[필독희망] 서로 돕고 사는 사회를 위한 방안 모색
(그림은 그냥 Backward, Forward Blockchain 개념도를 나타내기 위한 것입니다.)
다음 사람에게 선행을 베풀고, 그 사람은 또 다른 사람에게 선행을 베풀고, 또 그 다음으로 그 다음으로.. 이게 한 사람만 아니라 여러 사람이 동시에 진행하면 결국 자기가 베푼 선행이 다시 자신이 혜택보는 게 되지 않을까요?
스마일카드를 제대로 써봐서 매우 기분이 좋은 하루입니다.
오늘의 실습: 스마일카드가 있다면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까요? 아이디어를 모아주세요! 필요하신 분은 kindsprings.org 에서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