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자신)과 인터뷰
항상 고객의 요구사항을 들으면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고객은 문제를 가져오죠. 프로그래머던, 데이터과학자던 문제가 뭔지 자세히 듣고 지금 상황이 어떤지 파악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혼자 하는 프로젝트이니 고객이 없습니다. 그러니 생략해도 되는 걸까요?
아니죠. 바로 자기 자신이 고객입니다. 내 문제를 해결하려는 거니까요. 솔직하게 내 이야기를 들어보고, 자료를 찾아봅시다.
문제, 이슈 찾기
데이터 과학자 : "무엇 때문에 힘드신가요? 가장 큰 문제가 뭐죠?"
TH : "매일 새벽 4~5시면 깨버리고요. 자도자도 피곤해요. 고등학교 때 야자를 하면서부터 잠을 제대로 못잤습니다. 잠을 못자니 늘 피곤하고요. 공부를 하던 뭘 하던 제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데이터 과학자는 여기서 그림을 그립니다.
데이터 과학자 : "정말 힘들겠네요. 원인이 뭔지 짐작이 가는 게 있으세요?
TH : "저는 우울증이 있습니다. 우울증은 수면 장애와 상관관계가 크다고 해요. 아마 우울증이 원인 같습니다."
데이터 과학자 : "마음에 원인이 있는 거네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오셨죠?"
TH : "저는 정신과에 다니며 우울증 약과 수면제를 먹고 있지만 여전합니다. 운동이 좋다고 해서 꾸준히 해보려 하지만 잘 안 됩니다."
여기서 데이터 과학자는 수면에 대한 데이터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약이 효과가 없었다고 하니 과학적으로 입증된 다른 방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메모해두고 이제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확인해보려 합니다.
보유 데이터 확인
데이터 과학자 : "약도 효과가 없었군요. 데이터에 관심이 많으신 걸로 아는데요. 데이터를 수집해오신 건 없나요?"
TH : "Sleep이라는 앱으로 제 수면을 기록해왔습니다. 이 앱은 수면 시간을 기록해줄 뿐만 아니라요. 잠잘 때 뒤척이는 정도를 소리 센서(마이크)로 측정해서 깊은 수면을 잘 취하고 있는지도 계산해줍니다."
현행 분석 방식 확인
데이터 과학자 : "그 정도면 데이터를 잘 수집해온 것 같은데요. 데이터가 도움이 되었나요?"
TH : "Sleep앱은 수면 통계도 보여줍니다. 하지만 결과가 이상했습니다. 제가 새벽 4~5시에 깨긴 하지만 애초에 10시 쯤에 자기 때문에 수면 시간은 충분했습니다. 짧아도 7시간 정도 되고요. 어차피 깨면 다시 자기 때문에 총 수면 시간은 8시간을 훌쩍 넘겼습니다. 앱에 따르면 깊은 수면도 57퍼센트 정도로 -세계 평균값과 같습니다- 잘 자고 있는 것 같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저는 왜 계속 피곤한 걸까요? 데이터는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데이터 과학자는 결국 진짜 문제는 수면 자체보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피로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수면 말고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게 좋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피로의 원인이 우울과 수면 장애에 있다면 쉽게 부정할 수도 없습니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원인을 탐색해보기로 합니다. 그러려면 역시 실험을 해볼 수 밖에 없습니다.
개선 방향 도출
데이터 과학자 : "확실히 뭔가 부족한 것 같네요. 제 생각에는...
- 객관적인 데이터가 수면의 질을 온전하게 측정해주지 못하는 것 같아요. 더 주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 또 수면만큼이나 피로에도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어보여요.
- 수면이나 피로에 대해 잘 모르니 과학적인 책을 찾아보면서 자료조사를 해보면 어떨까요?
- 마지막으로 측정만 할 게 아니라 이것저것 효과가 있는지 실험을 해볼 필요도 있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