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의식은 고도로 복잡하게 색인화되어 있어서 어떤 사건이나 느낌에 따라서 그것과 연관되어 있는 기억이 고속으로 의식으로 로드된다. 이것은 매우 놀라운 것이다. 동시에 색인을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내는 것은 어렵거나 불가능한데, 색인이 없는 기억을 찾기 위해서는 기억을 순차적으로 로드해서 각각의 기억의 내용을 열람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그런데 내가 아는 범위에서는 이런 메커니즘이 제공되지 않는다. 그 이유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은 역량상 불가능하고, 가설정도는 수립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떠오르는 생각은 그것이 가능하다면 인간은 훨씬 더 효율적으로 기억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동시에 훨씬 더 불행해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