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튜토리얼스는 컨텐츠 생산자들을 위한 공공재를 만들어보자는 목적을 가지고 2012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오픈튜토리얼스의 역사는 조금 더 깁니다. 오픈튜토리얼스의 개발자 중의 한 명은 2009년부터 일반인에게 프로그래밍을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오프라인 강의를 진행했지만 곧 한계를 느끼고, 동영상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동영상을 블로그에 올렸지만, 블로그는 최신순으로 컨텐츠를 정렬하기 때문에 학습자가 순차적으로 강의를 따라하도록 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간단한 사이트를 만들었고, 거기에 sample organizer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것이 오픈튜토리얼스의 전신입니다.
생활코딩 수업이 거듭되고, 오픈튜토리얼스가 생활코딩을 담아내기 위한 그릇으로서 꼴을 갖추어가던 즈음에 생활코딩과 개발자 영어라는 활동이 만났습니다. 개발자 영어는 프로그래머들에게 영어를 알려주는 활동입니다. 생활코딩과 개발자 영어는 곧 친해졌고 급기야는 오튜에서 함께 컨텐츠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오튜는 멀티유저 시스템으로 개편을 하게 됩니다. 그 결과 오튜는 서서히 생활코딩의 사적인 집에서 공적인 광장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이런 변화를 경험하면서 오튜는 생활코딩을 지원하는 조연에서 이것 스스로가 추구할만한 주연으로 그 위상이 서서히 높아지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위해서 오픈튜토리얼스 프로젝트에 더 많은 사람이 합류하게 됩니다. 팀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팀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했던 다짐이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목표는 '컨텐츠 생산자들을 위한 공공재'를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공공재라는 미션이 단순히 구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이 플랫폼을 만들고 유지하는 조직도 그에 걸맞는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조직의 지분을 셋팅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정부지원이나 투자도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외부의 영향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는 시작부터 의존성을 갖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럽게 독점적인 소유자가 없기 때문에 팀의 의사 결정은 자본에 의해서가 아니라 영향력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여기서의 영향력이라는 것은 어떤 사람일수도 있고, 어떤 의견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영향력이 구성원들의 지지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일인일표결권은 팀의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본질적이지 않은 일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지금까지는 잘 지켜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원칙이 얼마나 지켜질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이 원칙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방향성으로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