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라는 유령
전기는 유령과도 같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고, 아무 냄새도 없으며, 손에 잡히지도 않습니다. 강한 충격으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서 인류는 오랫동안 전기의 정체를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전기가 물처럼 흐른다는 것이 밝혀졌고 이후에, 전기는 빠른 속도로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낯선 것을 익숙한 것에 연결지어 생각하면서 공통점을 중심으로 차이점을 빠르게 따져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선배들이 그러했듯이 전기를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물에 비유해서 생각해보는 것은 우리에게도 유용합니다. 전기의 필수요소인 전하, 회로, 전압, 전류, 저항을 물에 비유해서 따져봅시다.
전하를 조정하는 힘 - 전압, 저항
수자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물이죠? 물이 흘러가면서 에너지가 만들어집니다. 전기에서 물에 해당하는 것이 전하(electric charge)입니다. 전하가 움직일 때 전기적인 에너지가 만들어집니다. 수자원의 핵심이 물을 다루는 것이듯이, 전기를 다루는 것의 핵심은 전하를 다루는 것입니다.
물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수로가 필요합니다. 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기적인 힘을 필요로하는 곳으로 전하가 통과 하려면 길이 필요합니다. 전하가 움직일 수 있는 대표적인 길이 전선입니다. 이런 것들을 모아서 만든 것을 회로라고 합니다. 여기서 ‘회’는 순환한다는 뜻입니다. 영어로는 circuit입니다. 전기가 흐르기 위해서는 순환하는 길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한쪽이 끊겨 있으면 전기는 흐르지 않습니다.
물이 수로를 통해서 흐르기 위해서는 물을 밀어내는 압력이 있어야 합니다. 물이 흐르는 원천을 수원이라고 합니다. 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전하를 밀어내는 힘이 필요합니다. 이런 힘을 가진 것들을 전원이라고 합니다. 발전기, 건전지, 태양광패널 등 다양한 전원이 존재합니다. 전하를 흐르게 하는 전원의 힘을 전압(voltage)이라고 합니다. 전압이 없다면 전하는 흐르지 않습니다.
물의 힘을 이용하면 물레방아를 돌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물레방아는 물의 흐름을 방해하기도 하죠. 전자제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기제품은 전하가 움직이면서 생긴 에너지를 이용합니다. 그 과정에서 전하의 흐름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전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것을 저항(resistance) 혹은 부하(load)라고 합니다. 때로는 전하의 양을 조절하기 위해서 전하의 흐름을 일부러 방해하기도 합니다. 이런 것도 저항입니다.
전하의 상태 - 전류
회로를 따라서 흐르는 전하의 양은 전압이 클수록 양이 많아지고, 저항이 클수록 양이 적어집니다. 즉, 전압과 저항은 회로로 흐르는 전하의 양을 조절하는 조정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하의 양을 조종하기 위해서는 현재 회로를 통해서 흐르는 전하의 양을 알아야겠죠? 전기회로를 통해서 시간당 흐르는 전하의 양을 전류(current)라고 합니다. 물로 비유하면 수로를 통해 시간당 흐르는 물의 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전압을 높이면 전류가 커지고, 저항을 크게하면 전류가 작아집니다. 전류의 현재 상태를 보고, 전압이나 저항을 조정해서 원하는 전류의 상태를 만들어주는 것이 전기를 다루는 작업의 핵심입니다. 자동차에 비유해볼까요? 전하가 흐르는 것을 자동차의 속도라고 한다면, 액셀러레이터는 전하가 더 많이 흐르게 하는 전압이라고 할 수 있고, 브레이크는 전하가 덜 흐르게 하는 저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속도계에 표시된 값이 전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 이제 우리 수업의 목표를 정리해봅시다. 우리 수업의 최종목표는 전자제품에 적절한 전기를 공급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로써 전기로 동작하는 모든 장치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게 됩니다. 실로 엄청난 가능성이 열리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