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아보자

기초_다른 기초공사를 연구하다

콘크리트를 최소한으로 사용한 기초공사 방식

해가 떨어지고 깜깜한 밤이 되어서야 기초공사가 끝났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공사는 밤 9시가 되어서야 마칠 수 있었다. 전쟁같았던 기초콘크리트 평탄화작업. 하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물은 있었다. 드디어 집을 세울 땅을 만들었으니까. 하지만 일을 마치고 보았던 사람들의 표정엔 성취감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콘크리트를 땅에 부었다는 찜찜함. 그리고 콘크리트라는 찝집한 물성(실제로 목도 아프고 시멘트는 흡습성이라 손도 갈라진다)으로 공사하고 났을 때의 불쾌감. 영업을 하기위한 정식 건물을 지어야 했으니까, 설계사무소에서 권한거니까, 어쩔수 없었다는 핑계가 불쑥 들었지만 그래도 좀 더 연구했다면 다른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라는 후회가 밀려왔다.

그래서 연구했다. 또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콘크리트를 최소한으로 써서 할 수 있는 기초가 무엇일지. 그리고 방법을 찾았다. 독립기초에 바닥데크를 올리는 크롤방식의 기초공사. 이때, 바닥데크를 올리기 위해서는 아래 동바리 기둥(짧은 기둥, 바닥데크를 지지한다)을 세워야 한다. 이 동바리기둥을 세우는 방법이 크게 두 개로 나뉜다. 참고로 동바리 기둥은 정사각(4x4 정도)의 방부목을 사용한다.

동바리 기초

 

 

 

 

 

 

 

 

 

1.  땅속에 기둥을 박는 방식

땅을 깊이 파고(기둥보다 큰 직경으로, 동결심도 이하까지) 콘크리트를 조금 붓는다. 굳은 후에 동바리 기둥을 박고 주위에 자갈과 몰탈을 넣어 굳힌다.

2.  앵커볼트에 기둥을 고정하는 방식

마찬가지로 땅을 깊이 파고(방법1과 같은 직경과 깊이로) 자갈을 조금 깔고 콘크리트를 양생할 원통형 거푸집(직경이 큰 휴지 롤심을 상상하면 된다)을 준비한다. 이 거푸집에 몰탈을 넣고 굳기 전에 앵커볼트를 넣는다.(L자형이 좋다) 굳은 후 앵커볼트에 브라켓을 연결하고 기둥을 브라켓에 연결한다. 

이렇게 앵커볼트를 독립기초 중앙에 삽입한다

 

 

 

 

 

 

 

 

 

 

 

이렇게 생긴 브라켓. 4x4 사이즈로 주로 나온다

이렇게 기둥을 땅에 고정하면, 바닥데크를 이 기둥위에 올리면 된다. 이때 지면과 바닥데크 사이에 생기는 공간을 크롤 공간이라고 한다. 이 크롤공간이 있음으로 해서 유리한 점이 몇가지 있다.

크롤공간의 장점

1) 바닥습기로부터 보호

바닥이 콘크리트라고 하더라도 습기가 올라온다. 하지만 땅으로부터 이격시키면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는 훨씬 줄어들수 있다. 하지만 습기가 많은 흙인 경우, 충분히 바닥데크를 띄우지 않으면 그냥 콘크리트가 더 나을 수 있다.

2) 설비공사의 용이

온돌방식의 일반적인 기초공사의 경우, 땅을 파고 나서 설비공사가 들어간다. 지하에 가스선, 전기선, 수도선 등등이 다 들어가고 나서 콘크리트를 붓게 되는 데 이게 공정을 효율적으로 짜기도 힘들고 이후 설비변경시 돈도 많이 든다. 크롤공간이 있으면 건물이 지어지고 나서도 쉽게 설비선들을 인입할 수 있다

크롤공간에서 바닥단열하기
크롤공간에서 바닥단열하기

 

 

 

 

 

 

 

 

 

 

 

 

 

 

그렇다면 이 좋은 크롤공법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난방방식 때문이다. 라디에이터로 공기를 데우는 북미와는 다르게 한국은 바닥을 뜨끈하게 지지는 온돌방식. 그러므로 바닥이 나무가 아닌 엑셀파이프가 돌돌말아 들어간 콘크리트인 것이다. 하지만 바닥난방을 하지 않는 건물일 경우, 충분히 크롤공법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크롤공법이 우리나라에선 드문 방식이기에 정보를 얻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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