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악기를 제외한 거의 모든 현대와 근대의 악기는 12음계를 기준으로 제작되었다.
그 악기를 사용해서 작곡을 했었던 작곡가들은 12음계에 맞춰진 곡으로 모든 노래들이 만들어지고, 그런 노래들을 들어왔다.
그 전통은 현대까지 내려와 지금까지도 우리가 들을 수 있는 모든 곡들은 12음계로써 연주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 12음계 만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그리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잘 생각해보자.
주파수를 이용해 무언가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단 하나의 기준만이 사용되는 것이다.
한 음계만을 사용하는 것의 문제는, 바로 음악의 가능성을 그 자체로 제한한다는 것이다.
12음계가 있기에 그것을 기반으로 모든 악기와 인터페이스가 만들어지고,
모든 음악의 화음들은 그 12음계 위에서의 화음을 연주하고, 그 화음을 가지고 여러 장르마다 분위기에 맞는 코드진행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음악으로 모든 사람들이 노래를 한다.
이 12음계라는 틀은 음악의 가능성을 어느 한가지만 제한하는 것이 아니다. 음악의 전반적인 흐름자체를 억제한다.
예를 들어 음계를 여러가지를 쓸 수 있다면?
모든 악기들은 제각기 음계를 가질 것이다.
때문에 음계마다 그 화음이 생성되는 방식이 다를 것이고,
그 장르에 맞는 코드진행은그 음계마다, 혹은 어떤 음계에서 더 많은 코드진행이 나올 수 있고, 더 다양한 느낌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떤 주파수라도, 사람은 노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런 가능성을 제한하고, 무엇을 얻으려는 것일까?
12음계는 절대 깨뜨릴 수 없는 법칙과도 같은 것일까?
도, 도# 레, 레#, 미, 파, 파#, 솔, 솔#, 라, 라#, 시
이렇게 12개의 음계로, 7개의 흰 건반과 5개의 검은 건반으로 이루어진 음계인 것이다.
이 12음계는 도(440Hz) 부터 시작해서 한단계 나아갈 때마다, 주파수가 2의 1/12승만큼 곱해진다.
아레 그래프를 통해 상세한 값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12음계로만 음악이 만들어지고 있을까?
13음계나 20음계는 안될까?
아레의 동영상을 한번 보자. 5분 이후의 내용은 현재 문서에서는 별로 의미가 없는 내용이니 넘어가자.
위의 동영상을 요약하면 우리는 간단한 유리수 비율의 주파수의 조합이 자연스럽게 들린다고 한다.
그 이유는 고막을 때리는 주기를 보면 알 수 있는데, 그 두 주파수의 최소공배수가 주기가 되어 그만의 또다른 주기를 같게 되고, 아마 그 주기가 짧을수록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0Hz 와 125Hz 의 합성된 주기를 알아보자.
1초에 100번 진동하면, 1번 진동할때 1/100 초가 주기고,
1초에 125번 진동하면, 1번 진동할때 1/125 초가 주기이다.
둘의 합성된 파동은 주기가 1/100(0.01)과 1/125(0.008)의 최소공배수인 4/100(0.04) 이다.
결국 1초에 같은 부분을 25번 반복하고, 그것을 우리가 화음이라고 느끼게 되는 것이라 한다.
이전 문서에서 말했듯, 같은 것의 반복이 있어야 우리는 그것을 하나로써 인식할 수 있다.
하나로써 인식할 수 있게 되면, 감정을 담을 수 있게된다.
인터넷에서 12음계가 보편화된 이유들을 찾아보게 되면, 거의 자료가 존재하지 않았다. 내 나름 열심히 찾아본 결과, 그들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1. 고대 그리스의 피타고라스가 대장간의 철 두드리는 소리를 아름답다고 느껴서 그곳에 간단한 유리수 비율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1:2비율과 2:3비율을 합쳐 12음계를 만들었다.
2. 한 음계가 12개의 음으로 이루어졌을때, 가장 많은 화음을 넣을 수 있었다. 그것들이 옥타브(1:2), 완전5도(2:3), 완전4도(3:4), 장3도(4:5), 단3도(5:6), 장6도(5:8), 단6도(3:5), 장7도(8:15), 단7도(5:9), 3온음(5:7), 장2도(8:9), 단2도(15:16) 등이라고 한다.
다들 알겠지만, 이 둘은 틀렸다. 수학을 조금만 알아도 이건 말이 안된다는 것을 알 것이다.
피타고라스가 어떤 식으로 12음계를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자연수를 신봉하고, 그 자연수들의 비율인 유리수를 신봉했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때문에 정사각형의 대각선이 유리수가 아닐 것이라는 주장을 한 학자를 피타고라스 학파가 죽이려고 했던 것을 알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근데 정작 12음계는 2의 12분의 1승으로, 무리수를 곱해 만들어진다. 때문에 피타고라스가 고안한 12음계는 지금 우리가 사용한 12음계와는 다른 것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굳이 이런 무리수 문제가 아니더라도, 1:2 비율과 2:3 비율을 온전히 합치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야 1:2 비율은 옥타브고, 2:3 비율이 어딘가 있다는 것인데, 그러면
(2의 n승) = (2분의 3의 m승) 의 n, m 순서쌍이 존재해야 한다. (m, n은 자연수)
내가 알기로는 없다.
때문에 2번도 맞을 확률이 없다. 무리수 만으로 간단한 유리수 비율이 나오기란 매우 어렵고, 실재로 그 두 주파수의 비율을 계산해도, 간단한 유리수의 비율과는 괴리감이 있다.
그나마 정확한 정보가 몇몇 자료에 나와있는데, 그것은 무리수의 비율이 간단한 유리수의 비율과 매우 유사하여 마치 유리수의 비율로 들린다는 것이고, 그래서 그 비율이 많은 12음계가 적합한 음계의 개수라는 것을 주장한다.
음. 그럴듯해 보인다. 하지만, 가장 비율이 많은 음계가 12음계라는 것은 어떻게 알까?
13음계가 더 많을 수 있지 않을까?
명확한 방법이 있는데, 컴퓨터에게 계산을 시키면 된다.
다음은 음계를 만들어 간단한 유리수 비율과 유사한 무리수 비율의 개수를 검사하고, 최적의 음계를 찾는 프로그램이다.
https://drive.google.com/file/d/1SWv0ly8NqrAAZPDUsRVsyAYpIJxYz3J3/view?usp=sharing
이 프로그램을 사용해 여러 경우로 돌려보면 알겠지만, 12음계가 나오는 경우는 없다.
그말은 12음계는 비록 유사한 유리수 비율을 많이 포함하고 있을지라도, 어떠한 경우에든 최적의 음계는 아니라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혹여나 허용되는 오차가 너무 크게 잡혀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의심해봐서 오차를 더 줄여봤지만,
12음계에서 화음들이 너무 많이 사라져버린다. 그때는 다른 음계의 화음이 더욱 올라가게 되어서, 12음계는 그저 한 세대에서 돌연변이로 태어났다 죽는신세가 되어버린다.
그 것은 12음계의 화음이 다른 음계의 화음보다 그 질이 별로 좋지 못하다는 뜻이고,
화음의 양으로만 따졌을때도, 절대 다른 음계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다른 말로 하면, 많이 부족한 음계다. 조화롭지도, 어떤 특정 역할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곳에 쓰일 수 있도록 최적화된 음계도 아닌 그냥 우리가 익숙하니까 써왔던 음계라는 것이다.
물론 역사의 힘은 대단해서, 그 12음계로 우리가 쌓아올린 것들의 위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에 말했듯, 음악의 한계를 12음계는 만드는 역할을 한다.
12음계를 게속 쓰면, 그 이상의 음계로 표현할 수 있는 느낌을 앞으로도 우리의 음악은 표현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음악의 미래가 결정되는 것과 같다.
때문에 진정한 음악가라면, 여러 음계를 다양하게 시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음악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이런 말은 크게 와닿지 못한다.
왜냐하면 모든 작곡 프로그램이 12음계에 맞추어 디자인 되어있어서, 그 밖으로 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모든 악보도 마찬가지이다. 그 한계를 깨기위해서는,
1. 어떤 음계가 와도 포함시킬 수 있는 확고한 기준을 새울 수 있어야 하고,
2. 그 음계에 따라 다양한 소리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둘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음악가 중에 별로 없을 것이다.
이것은 사실 기술적인 문제이고, 코딩이나 프로그램을 만들고, 공부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알고 있더라도, 그것을 완성하는데 얼마나 걸릴지도 모를 일이다.
..
그것이 현재의 음악이 가진 한계이다.
한계란 깨기 어렵기 때문에 한계인 것이고, 때문에 이에 맞서는 바람직한 자세는
한계를 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한계 말고도, 음악에는 우리가 보지 못한 수많은 한계들이 즐비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보지 못할 뿐이다. 마치 12음계 처럼 말이다.
한계를 돌파하는 첫번째 발걸음은, 한계가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것 부터 시작된다.
때문에 우리의 음악이 현재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의 범위와, 미래의 음악의 발전 가능성을 알고 싶다면,
여러 한계들이 무엇이 있는지 탐색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결론>
- 화음은 주파수의 비율이 간단한 정수비와 유사할때 나타난다.
- 때문에 화음의 본질은 박자와 같다.
- 12음계는 다른 음계에 비해 그 화음들의 질과 양 둘다 좋지 못한다. 그저 관성적으로 사용되는 음계이다.
- 한계가 무엇인지 파악했을때 얻을 수 있는 이점 3가지
- 그것이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의 범위를 알 수 있다.
- 한계를 부술때 그것이 무엇을 할 수 있게 되는지 알 수 있다.
- 한계를 마주해야 돌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