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앞서 기승전결과 구성, 변화와 반복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다.
이제까지의 내용으로는
기(소개), 승(반복), 전(변화) 에 대한 이야기는 있었으나,
결(마무리)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던 것 같다.
그 이유는 아직 작품의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한 확실한 확신이 나에게는 없기도 했고, 마무리를 하는 방식이 작품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문서에서는 마무리를 하는 여러 방식을 소개하겠다.
내가 볼 때는 보통 작품에서 다루는 마무리들은 4가지이다.
1. 다음 구성과 매끄럽게 이어지게끔 마무리하기
만약 작품이 만화나 드라마 같이 다음 순서의 구성이 있다면, 한 구성의 결말은 다음 구성과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음악에서는 각 4마디마다 다음 4마디가 있으니, 게속 이어지게끔 작성해야 한다. 보통 그런 작업들은 다음 구성과 뭔가 공통점을 주어서 이어지게 하던지, 아니면, 다음 구성의 처음 시작 지점에 페이스가 도착하도록 결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페이싱 조절은 만화, 영화, 게임등에서 많이 쓰인다.
2. 다음 구성의 궁금증을 자아내게끔 마무리하기
보통 일주일마다 연재되는 소설이나 만화에서 많이 쓰이는 기법인데, 결말을 극단적으로 내버려서 다음화가 미치도록 궁금해지게끔 결말을 내는 것이다. 음악으로 치면, 하이라이트 구성에 가기 전에 각종 리버스나 라이저들을 달아놓는 게 이것에 속한다. 이것 또한 클리셰가 되어 버려서 이제는 없으면 좀 섭섭해진다.
3. 수미상관, 과거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끔 마무리하기
어떤 음악이 있는데, 처음에 A멜로디가 흘러 나왔다고 해보자. 한동안 A가 지속되다가, B, C, D 등으로 가면서 멜로디가 점점 바뀌었다고 해보자. 그리고 나서 마무리때 A가 흘러나온다. 그러면 청자는 처음에 들었던 A가 다시 돌아왔음을 느끼면서 일종의 쾌감을 느낀다. 이것이 수미상관, 과거의 기억을 다시 상기시켜 마무리하는 것이다. 사실 어디에서나 쓰일 수 있지만, 마무리에 쓰는 것이 더욱 좋은 효과를 내기도 한다.
어떤 매체에서는 떡밥, 떡밥회수, 복선 등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음악에도 복선과 회수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예시로 Waterflame의 ThunderZone v2 를 들으면 그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그냥 넣는다고 자연스럽게 완성되진 않는다. 처음 시작부분의 구성과 매끄럽게 이어지면서, 사람들이 이를 눈치채지 못하게 그 이전 구성들을 만들어야 한다. 좀 어렵다.
4. 통일감 해치고, 작품을 박살내서 마무리하기
이건 흔하지는 않지만, 가끔 그런 작품들이 있는데,
작품의 통일감이란, "한 작품 내에서 절대 변하지 않았던 변화량들"을 일컷는 것이다. 때문에 그 변하지 않는 특징들이 바로 그 곡의 정체성이 된다. 만약 이 통일감을 해치게 되면, 뭔가 하나의 작품이 아닌 것 같고, 내가 아는 게 아닌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들게 된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과도하게 변화를 주어 통일감을 해치면 오히려 임팩트를 갑자기 너무 많이 받아 작품이 싫어지게 된다.
통일감을 해친는 것이 불쾌감을 주는 이유는 앞으로 이 작품을 보는 경험들이 손상되기 때문인데, 만약 마무리때 통일감을 해치고, 작품의 정체성을 부정해버리면, 남아있는 작품의 분량이 없으니, 어마어마한 임팩트만이 청자에게 남게 된다. 왜냐하면, "한 작품 내에서 절대 변하지 않았던 변화량들"이 마침내 변화하기 때문에 훨씬 임팩트가 클 수 밖에 없다. 이전 문서들을 보면 이는 반복이 작품에서 가지는 역할 중 하나이다. 많이 반복할 수록 후에 임팩트가 커진다.
이런 것들은 보통 마지막에 엄청난 반전이 있는 영화나 만화, 또는 마지막에 이상한 소리가 잠깐 있는 각종 음악들에서 많이 사용됬다.
<결론>
결(마무리)를 하는 4가지 방법
- 다음 구성과 매끄럽게 이어지게끔 마무리하기
- 다음 구성의 궁금증을 자아내게끔 마무리하기
- 수미상관, 과거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끔 마무리하기
- 통일감 해치고, 작품을 박살내서 마무리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