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는 무승부에 대해서 알아볼게요.
체스는 축구와 비슷하게 무승부가 많이 나오는 게임이에요. 처음의 배치된 모습을 보면 백과 흑의 진형이 대칭이라는 것을 알 수 있죠. 기물 숫자도 동일하구요. 백이 먼저 수를 두기 때문에 조금 유리하긴 하지만 승부를 결정지을 만큼의 이점은 아니에요.
체스 경기가 무승부가 되는 경우는 몇가지가 있어요. 하나하나씩 살펴보죠
1. 합의 무승부 : 플레이어가 서로 합의한 경우
2. 기물부족 무승부 : 흑과 백 모두 상대를 체크메이트 시킬 수 없는 경우
3. 50수 룰 : 50수 동안 상대를 체크메이트 시키지 못한 경우
*중간에 폰을 움직이거나 기물을 잡으면 다시 1부터 카운트돼요.
4. 3회 동형반복 무승부 : 같은 포지션이 3번 반복될 경우
5. 스테일메이트(Stalemate)
1. 합의 무승부
플레이어가 서로간의 '무승부'라고 합의한 경우 게임은 무승부로 끝이나요. 어느 한쪽이 무승부 제의를 하고 다른 한쪽이 이를 승낙하면 되는거죠. 불리한 형세에 있는 선수가 무승부로 끝내고 싶어 제의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체스는 플레이어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무승부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대회에서는 무승부 제안을 제한하기도 해요. 이를테면 '20수 내에 무승부 제안 금지' 이런 식이죠.
2. 기물부족 무승부
체스에는 6가지 기물들이 있는데 폰과 킹을 빼고 나머지 4개의 기물을 분류하는 다른 명칭이 있어요. 바로 Major Piece와 Minor Piece예요. 폰은 다른 기물로 승진할 수 있는 잠재성이 있기 때문에 따로 구분하지 않아요.
Major Piece는 킹과 자신만으로 상대 킹을 체크메이트 시킬 수 있는 기물인 퀸(Queen)과 룩(Rook)을 말해요.
Minor Piece는 킹과 자신만으론 상대 킹을 체크메이트 시킬 수 없는 기물인 비숍(Bishiop)과 나이트(Knight)를 말하죠.
예제를 몇가지 살펴볼게요.
(퀸 체크메이트)
(룩 체크메이트)
(비숍 체크)
(나이트 체크)
예제에서 알 수 있듯이 퀸과 룩은 상대 킹을 체크함과 동시에 상대가 체크를 피할 수 없게 만들 수 있어요. 바로 체크메이트죠.
하지만 비숍과 나이트는 상대 킹을 구석으로 몰고 체크까지는 할 수 있지만 상대 킹을 체크메이트 시킬 수는 없어요. *위 예제에서는 킹이 b8로 도망갈 수 있죠.
눈치가 빠른 분들을 아셨겠지만, 비숍과 나이트(Minor Piece)만 남아 있는 경우엔 상대 킹을 체크메이트 시킬 수 없기 때문에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요. 반면에 퀸 또는 룩(Major Piece)이 남아있는 경우에는 기물부족 무승부가 될 수 없죠.
그리고 한가지 더! 폰이 하나만 남아 있는 상황에서 승진을 앞두고 있어요. 어떤 기물로 승진해야 할까요?
당연히 상대를 체크메이트 시킬 수 있는 Major Piece인 퀸과 룩으로 승진해야죠. Minor Piece로 승진하면 경기는 그대로 무승부로 끝나요.
3. 50수 룰
위의 예제를 볼게요. 백이 퀸이 하나 더 많은 훨씬 유리한 상황이에요. 퀸은 Major Piece니깐 상대 킹을 체크메이트 시킬 수 있죠. 하지만 조건이 있어요. 바로 50수 안에 상대 킹을 체크메이트 시켜야해요.
1,2,3,4, ... 50 수를 둘 동안 백이 흑의 킹을 체크메이트 시키지 못하면 경기는 무승부가돼요.
하지만 카운트를 세는 데에 2가지 조건이 있어요.
1. 카운트를 세는 동안 폰의 움직임이 있으면 안된다.
*폰은 전진만 가능한 기물이기 때문에 폰이 움직이면 전혀 다른 포지션이 되었다고 보는거죠.
2. 카운트를 세는 동안 기물의 포획이 있으면 안된다.
*기물의 숫자가 바뀌었으니 다른 포지션이 되었다고 보는거에요.
위의 예제를 다시 보면, 백이 상대 킹을 체크메이트 시키지 못하고 49수까지 왔을 때 g폰을 앞으로 한칸 전진시키면 카운트는 다시 1부터 시작해요. 그리고 백이 흑의 g폰을 잡으면 카운트는 다시 1부터 시작하죠.
사실 50수 룰로 무승부가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고 예외적인 포지션에서만 나와요.
4. 3회 동형반복 무승부
3회 동형 반복 무승부는 동일한 포지션이 3번 반복돼서 경기가 비기는 것을 말해요.
보통은 "나 이거 안두면 안되는데..." "나도 이거 안두면 안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발생해요.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한정 반복할 수는 없으니 3회로 규칙을 만들고 경기를 무승부 선언하는거에요.
세계 챔피언인 Magnus Carlsen과 중국의 Ding Liren과의 경기에요. 백의 룩은 c5와 c6를 반복해서 움직였고 흑의 킹은 g7과 f6를 반복해서 움직여서 경기는 3회 동형반복 무승부가 되었어요.
5. 스테일메이트(Stalemate)
마지막으로 스테일메이트에요. Stale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김이 빠진'이라는 뜻이 나와요. 스테일메이트 지난 시간에 배운 체크메이트와 비슷하지만 조금 달라요.
체크메이트의 정의 기억하시나요? '킹이 체크상태이면서 체크를 벗어날 수 없는 상황' 이죠.
스테일메이트는 '킹이 체크상태가 아니면서 둘 수 있는 수가 없는 상황' 이에요.
이해를 돕기 위해 예제를 보여드릴게요.
위의 그림에서 백의 퀸이 c6로 이동했다고 생각해봐요. 킹 꼼짝마! 해서 묶어둔 것은 맞지만 상대가 다음에 둘 수 있는 수를 전부 없애버렸어요.
흑은 둘 수 있는 수가 없는데다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체크상태가 아니죠. 그러면 경기는 스테일메이트로 무승부가 돼요.
스테일메이트는 꼭 기물이 없는 상황에서만 발생하는 건 아니에요.
위 그림에서 흑의 차례라고 생각해봐요.
폰은 전진만 가능한데 상대 폰으로 인해서 막혀있구요. 나이트가 있지만 나이트가 이동하게 되면 상대 룩에게 킹이 다음수에 잡히고 말죠. 체스에서는 여기서 나이트를 움직일 수 없어요. 그리고 킹은 구석에 갇혀서 움직일 수가 없죠. 경기는 그래서 스테일메이트, 무승부가 돼요.
※ 체스에서는 상대 킹을 잡지 않아요. 예전부터 서양에선 킹을 잡는 것이 야만스럽다고 생각했나봐요. 그래서 상대 킹을 잡는 대신에 체크메이트 시켜 경기를 끝내거나, 경기를 기권할 때 자신의 킹을 쓰러뜨리기만 해요.
마치며
이번 시간에는 체스경기가 비기는 경우에 대해 알아봤어요. 이제 기물을 이동시키는 방법과 이기고 지는 규칙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지금까지 배운 것만으로도 충분히 체스 경기를 즐길 수 있어요.
다음시간에는 체스의 특수 행마법과 몇가지 추가 규칙에 대해 설명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