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군가에게 평가를 받기 위해서
이 공부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나의 문제를 머신러닝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모였습니다.
학생이 아니라 엔지니어,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가 되기 위해서
우리는 만난 것입니다.
이런 우리에게 제일 절실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입니다.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없다면,
지식은 목적 없는 수단에 불과합니다.
안타깝게도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가
모두 다를 것입니다.
아직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없을지도 모르고요.
그래서 이 수업에서는
여러분에게 문제를 빌려 드리려 합니다.
지구 상에 살았고,
살고 있으며,
살게 될 모든 사람이 빠짐없이 경험하고 있는
오래된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잘 고쳐지지 않는 습관입니다.
습관을 고치는 데에
머신러닝을 이용해보면 어떨까요?
솔깃하죠?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단지 이 가상의 문제를 크고,
심각하고, 절망적으로 과장하는 것입니다.
어려울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습관을 갖고 있나요?
저는 손톱을 깨무는 습관이 있습니다.
손톱깎이로 손톱을 깎아본 적이 없습니다.
제 안에는 손톱을 물어뜯어야
직성이 풀리는 또 다른 ‘나’가 있습니다.
제가 딴생각을 하고 있을 때면
이 친구가 몰래 나타나서 제 몸을 점유합니다.
그리고 저도 모르는 새에
제 손과 이를 움직여서
손톱을 잘라내고 사라집니다.
그 과정이 어찌나 자연스러운지
손톱을 깨물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조차 할 수 없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손톱을 깨물고 있었네요.)
어찌 보면 참 편리한 일입니다.
알아서 손톱을 깎아주니까요.
하지만 계속 이런 습관을 버리지 못한다면,
손끝은 뭉뚝해지고,
위생에도 좋지 않겠지요?
무엇보다 불편한 것은
손톱이 너무 짧아서
손톱을 이용해야 하는 도구들을
사용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저에게 캔을 따거나 테이프를 떼어내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거든요.
손톱을 깨무는 습관을 너무 바꾸고 싶습니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해왔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싸움에는 지략이 필요합니다.
전략을 한번 세워봅시다.
우선, 습관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봅시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내 의지만으로는 습관을 이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아무리 깊이 뿌리 박힌 습관이라도,
그 습관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는 환경이 바뀌면
습관은 서서히 변합니다.
그런 환경을 바꾸는 것은 의지입니다.
이 관계를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 습관은 의지를 이깁니다.
- 의지는 환경을 이깁니다.
- 환경은 습관을 이깁니다.
의지만으로 습관을 바꾸겠다는 것은
무모한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의지로 환경을 조정해서,
환경이 습관을 손봐주는 우회 전략을
구사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저는 제가 손톱을 깨물었을 때
저에게 그것을 알려줄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의지가 강해도
환경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누군가는 내가 손톱을 깨물고 있는지
계속 지켜봐야 하고,
손톱을 깨물면 그것을 알려주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쉽지 않겠죠?
이런 환경을 만드는 데에
머신러닝을 이용할 수 없을까요?
저는 손톱을 깨물었을 때
저에게 그것을 알려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이런 환경에 지속해서 노출되면
천천히 습관을 새로 고침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랜 습관을 바꾸고 싶다’는 꿈이 생긴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