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정말 많은 언어가 있습니다. 필자도 모든 언어를 알지 못합니다. 어떤 언어는 다른 언어를 만듭니다. 이를테면 C는 많은 언어들의 어버이입니다. 많은 언어들이 C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또 어떤 언어는 대체 불가합니다. 이를테면 웹페이지를 만드는 언어는 HTML,CSS,JavaScript 밖에 없습니다. 브라우저는 이러한 언어 외에는 어떠한 언어의 문법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또 어떤 언어는 대체 가능합니다. 예를들어 데이터베이스와 웹서버를 중계해주는 역할을 하는 PHP는 Java, Python, C, C++, Ruby, Perl, JavaScript등 거의 모든 언어로 대체 가능합니다. 무엇을 선택하느냐는 여러분의 취향이거나, 여러분이 속해있는 조직의 선택입니다. 하지만 한가지 언어와 그 언어가 동작하는 방법을 이해하면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이때의 장애물은 익숙한 언어를 놔두고 낯선 언어를 배우면서 생겨나는 조급증과 지루함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언어가 좋은 언어일까요?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PHP는 웹을 위한 언어고, 배우기가 쉽습니다. 만약 컴퓨터를 전공하지 않은 필자가 C로 웹을 시작했다면 필자는 프로그래머가 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PHP는 좋게 말하면 관대한 언어이고, 나쁘게 말하면 어떻게 동작할지 예측이 다소 어려운 언어입니다. PHP는 개발자의 실수를 알아서 바로잡습니다. 반대로 Java나 C와 같은 엄격한 언어는 이러한 실수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장점일 수도 있고, 단점일 수도 있습니다.
필자가 언어를 공부한 것은 만들고 싶은 것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들고자 하는 것이 있을 때 그것을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언어가 필자의 성향에는 더 잘 맞습니다. 반대로 엔지니어링적인 미학을 추구한다면 엄격한 언어들에 호감이 갈 것입니다. 그리고 필자는 요즘에서야 엔지니어링을 수단이 아닌 그것 자체가 추구할만한 목적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언어는 자연어건 프로그래밍 언어이건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직면한 문제와 그것을 해결한 성취를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취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언어를 알아야 합니다. 필자가 생각하는 언어의 정수는 바로 이것입니다. 이점을 기억하신다면 엔지니어링을 좀 더 풍부하게 경험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